프랑스어가 남긴 상류층 영어: 법률·문화·고급 어휘의 배경
영어는 일반적으로 게르만계 언어로 분류되지만, 오늘날 영어의 중요한 어휘 층위는 프랑스어 기반 위에서 형성되었다. 특히 법률, 정치, 행정, 외교, 문화, 예술, 고급 미식과 관련된 핵심 어휘 상당수는 프랑스어에서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유입되었다. royal, justice, court, parliament, cuisine, culture 같은 단어들은 단순한 외래어가 아니라, 영어 사회의 권력 구조와 문화적 위계를 언어 차원에서 고정시킨 핵심 요소다. 이러한 프랑스어 기반 어휘층의 형성 배경에는 1066년 노르만 정복이라는 결정적 사건이 있다. 노르만 지배층은 노르만 프랑스어를 행정·법률·궁정 문화의 공식 언어로 사용했고, 영어는 일상적 소통 언어로 밀려났다. 약 300년 동안 프랑스어는 권력과 제도의..
영어 학술어의 대부분이 라틴어인 이유: 지식어휘의 기원
영어를 사용하는 사람은 일상적인 대화에서는 게르만계 단어를 자연스럽게 사용하지만, 학술적이거나 전문적인 담론으로 들어가는 순간 전혀 다른 어휘 환경을 마주하게 된다. science, theory, structure, function, definition, analysis, concept 같은 단어들은 모두 라틴어 또는 그리스어 기반이며, 영어 학술어의 핵심을 구성한다. 이 현상은 단순히 외래어 차용이 많았기 때문에 생긴 결과가 아니다. 영어 학술어의 라틴어 중심 구조는 지식이 생산되고 권위가 형성되던 역사적 조건 속에서 만들어진 언어적 선택의 결과다. 중세 유럽에서 지식의 중심은 교회였고, 교회는 라틴어를 공식 언어로 사용했다. 신학 논문, 철학적 논증, 법률 문서, 행정 기록은 모두 라틴어로 작성되었으..
왜 영어는 외래어 천국이 되었나: 라틴과 프랑스어의 대침입
영어는 게르만계 언어로 분류되지만, 실제 어휘 구성은 외래어 유입의 역사로 설명되는 경우가 많다. 농업, 일상생활, 신체·감각과 가까운 영역은 비교적 고유어가 많이 남았지만, 사회적 위계가 높은 영역과 지식 기반이 필요한 분야에서는 프랑스어·라틴어 계열 어휘가 핵심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이 분화는 중세 이후 굳어졌고, 근대까지 이어지며 영어만의 “이중 어휘 구조”를 만들었다. 예를 들어 begin과 commence, ask와 inquire처럼 같은 의미 영역에서 고유어와 외래어가 나란히 존재하며 문체와 맥락을 달리한다. 근대에 들어 라틴어(및 그리스어) 기반 어휘는 다시 한번 폭발적으로 늘었다. 인쇄문화 확산과 학술 활동 증가로 철학, 과학, 의학, 법률에서 새 개념을 정립할 필요가 커졌고, 그 어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