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단은 구조로 이전되었지만, 죄책감은 남아 있는 이유
― 규칙 이후에도 인간에게만 남는 감정의 구조현대 사회에서 판단은 점점 더 구조화되고 있다. 규칙, 조건, 절차, 알고리즘은 판단을 개인의 직관에서 분리해 외부 시스템으로 이전시켰고, 이 과정은 효율성과 일관성을 크게 향상시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현상은 사라지지 않았다. 판단이 규칙을 따랐고, 절차가 정당했으며, 결과가 계산적으로 타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여전히 죄책감을 느낀다.이 글은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판단이 문장과 규칙, 시스템으로 이전된 이후에도 왜 죄책감이라는 감정은 자동으로 소멸되지 않는가. 그리고 이 감정이 단순한 심리적 잔여물이 아니라, 판단 구조가 결코 대체할 수 없는 영역을 가리키는 신호일 가능성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1. 규칙은 판단을 대신할 수 있지만, 감..
옳음은 계산만으로는 포착되기 어려운가
― 판단을 수식으로 바꾸려는 시도의 구조적 한계현대 사회는 점점 더 많은 판단을 계산 가능한 형태로 바꾸고 있다. 점수, 지표, 확률, 위험도, 효율성 같은 수치는 판단을 빠르고 일관되게 만들어 준다. 이러한 계산은 정책 결정, 법 집행, 의료 판단, 기술 시스템 전반에 활용되며, 판단의 객관성을 보장하는 장치처럼 작동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하나의 근본적인 질문이 반복적으로 제기된다. 과연 ‘옳음’은 계산될 수 있는가.이 글은 판단이 구조와 규칙으로 이전된 이후에도, 왜 옳음에 대한 확신이 자동으로 생성되지 않는지를 언어와 사고 구조의 관점에서 분석한다. 특히 영어 기반 판단 체계가 계산에는 강하지만, 옳음의 문제를 완전히 흡수하지 못하는 이유를 살펴보고자 한다.1. 계산은 판단을 빠르게 만들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