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

(41)
상호문화적 의사소통은 왜 영어 사용에서 중요한가 — 미국문화론 시리즈 38'영어를 잘한다는 말’은 오랫동안 문법을 정확히 알고 어휘를 많이 알고 발음을 자연스럽게 구사하는 능력으로 이해되어 왔는데 이러한 능력은 영어 사용에서 여전히 중요시된다. 문법이 지나치게 불안정하거나 어휘가 부족하면 의미 전달은 어려워지고 발음이 상대에게 전혀 이해되지 않는다면 대화는 쉽게 이어 나갈 수 없다. 그러나 영어가 국제어로 사용되는 현실에서는 문법과 어휘만으로 충분하지 않은 면이 있고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영어로 만날 때 오해는 언어의 표면이 아니라 그 언어를 해석하는 방식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앞선 글 「영어는 하나의 언어인가 여러 영어들의 집합인가 — 미국문화론 시리즈 35」에서 살펴본 것처럼 영어는 더 이상 미국과 영국 같은 전통적 영어권 국..
빨간 모자와 아기 돼지 삼형제는 어떻게 문화 읽기의 자료가 되는가 — 미국문화론 시리즈 40동화는 흔히 어린이를 위한 단순한 이야기로 여겨져 아이가 이해하기 쉬운 줄거리, 선과 악의 대립, 반복되는 문장, 분명한 교훈, 기억하기 쉬운 인물과 사건이 동화의 대표적 특징처럼 보인다. 그래서 동화는 문학이나 문화 분석의 중심 자료라기보다는 언어교육에서 흥미를 유발하는 보조 자료로만 다루어지기 쉽다. 그러나 조금 더 자세히 보면 동화는 한 사회가 어린이에게 무엇을 가르치고 싶어 했는지, 어떤 행동을 위험한 것으로 보았는지, 어떤 성별 역할을 자연스러운 것으로 제시했는지, 어떤 존재를 악으로 만들었는지를 보여주는 문화적 텍스트이다.「빨간 모자」와 「아기 돼지 삼형제」는 매우 익숙한 이야기이다. 빨간 모자는 숲을 지나 할머니를 찾아가다가 늑대를 만나고 아기 돼지 삼형제는 각자 집..
월드 잉글리시즈는 영어교육의 기준을 어떻게 바꾸는가 — 미국문화론 시리즈 36영어교육에서 가장 오래되고 강력하게 작동해 온 기준은 “원어민처럼 말하기”였다. 발음은 미국식이나 영국식에 가까워야 하고 문법은 표준 영어 규범에 맞아야 하며 표현은 원어민이 자연스럽게 쓰는 방식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오랫동안 영어 학습의 중심에 있었다 한국의 영어교육에서도 이러한 기준에 매우 익숙하게 시험에서는 정답과 오답이 분명해야 하고 발음은 표준에 가까워야 하며 문장은 원어민이 보기에 어색하지 않아야 한다는 목표가 반복되어 왔다.그러나 영어가 실제로 사용되는 세계를 보면 이 기준은 점점 더 복잡해진다. 한국인이 인도인과 일하고 일본인이 싱가포르인과 회의하며 브라질인이 독일인과 연구를 논의하고 필리핀인과 나이지리아인이 영어로 국제 협업을 하는 상황은 이미 매우 흔하다. 이때 ..
영어는 하나의 언어인가 여러 영어들의 집합인가 — 미국문화론 시리즈 35영어를 배운다고 할 때 많은 사람들이 얼나마 자연스럽게 발화하는가를 기준으로 떠올린다. 정확한 발음, 올바른 문법, 표준적인 표현, 원어민처럼 들리는 말하기가 영어 학습의 목표처럼 여겨지고 특히 한국에서 영어를 외국어로 배우는 환경에서는 “정확한 영어”와 “틀린 영어”의 구분이 매우 강하게 작동한다. 그러나 영어가 실제로 사용되는 세계를 보면 영어는 더 이상 하나의 나라, 하나의 발음, 하나의 문화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언어가 되었다.오늘날 영어는 영국이나 미국 안에서만 사용되는 언어가 아니고 국제 비즈니스, 학문, 여행, 외교, 대중문화, 인터넷, 이주와 교육의 언어로 널리 사용된다. 그런데 이렇게 넓게 퍼진 영어는 어디에서나 같은 모습으로 쓰이지 않는다. 미국 영어, 영국 영..
합의 이슈와 입장 이슈로 보면 미국 사회 갈등은 어떻게 달라 보이는가 — 미국문화론 시리즈 34미국 사회를 볼 때 자주 떠오르는 갈등으로 선거 때마다 민주당과 공화당은 날카롭게 대립하고 총기 규제, 낙태, 이민, 복지, 인종 문제, 성소수자 권리, 종교와 교육, 연방정부의 역할을 둘러싼 논쟁이 있고 이 논쟁은 쉽게 타협되지 않는다. 그래서 미국 사회는 마치 모든 사회 문제에서 분열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 방면에 조금 더 자세히 보면 모든 사회 문제가 같은 방식으로 논쟁되는 것은 아니다. 어떤 문제는 사회 구성원 다수가 비슷한 방향으로 판단하는 반면 어떤 문제는 사람들의 가치관과 정체성을 건드리며 강한 대립을 만든다.앞선 글 「오늘날 미국의 사회문제는 왜 개인 문제가 아니라 구조 문제인가 — 미국문화론 시리즈 33」에서 살펴본 것처럼 사회문제는 개인 한 사람의 어려움..
오늘날 미국의 사회문제는 왜 개인 문제가 아니라 구조 문제인가 — 미국문화론 시리즈 33한 사회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사람들은 흔히 그 원인을 개인에게서 찾으려 한다. 실업자는 더 열심히 일하지 않았기 때문에 일자리를 잃은 것처럼 보이고 가난한 사람은 경제관리를 잘하지 못했기 때문에 빈곤에 빠진 것처럼 보이며 건강보험이 없는 사람은 자기 삶을 충분히 준비하지 못한 사람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미국 사회의 여러 문제를 이렇게만 설명하면 문제를 만들어 내는 더 큰 구조가 보이지 않게 된다.앞선 글 「사회 통합은 동화와 어떻게 다르며 왜 중요한가 — 미국문화론 시리즈 32」에서 살펴본 것처럼,사회 통합은 개인이 주류 사회에 얼마나 잘 적응했는가 하는 문제가 아니다. 이는 언어, 교육, 노동시장, 시민권, 사회적 네트워크, 제도적 접근성이 함께 작동해야 통합이..
사회 통합은 동화와 어떻게 다르며 왜 중요한가 — 미국문화론 시리즈 32낯선 사회에 들어온 사람에게 가장 먼저 요구되는 것은 대개 “적응”이다. 언어를 배우고 일자리를 찾고,학교와 행정 제도를 이해하고 이웃과 관계를 맺고 그 사회의 규칙을 익히는 과정은 새로운 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해 피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 적응이 어디까지 요구되어야 하는가이다. 새로운 사회에 들어온 사람이 공동생활에 필요한 규칙을 배우는 것과 자신의 언어와 문화와 정체성을 포기해야 한다는 압력을 받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로 이 지점에서 사회 통합과 동화의 차이가 중요해진다.앞선 글 「멜팅팟과 샐러드볼은 미국 사회를 어떻게 다르게 설명하는가 — 미국문화론 시리즈 31」에서 살펴본 것처럼 멜팅팟은 다양한 문화가 하나로 녹아드는 통합 모델을 보여주고 샐러드볼은 서로 다른..
멜팅팟과 샐러드볼은 미국 사회를 어떻게 다르게 설명하는가 — 미국문화론 시리즈 31미국 사회를 설명할 때 자주 등장하는 표현이 멜팅팟과 샐러드볼이다. 두 표현은 모두 다양한 인종, 민족, 언어, 종교, 문화가 미국이라는 사회 안에서 함께 살아간다는 사실을 설명하려는 비유이다. 그러나 두 비유가 바라보는 통합의 방식은 크게 다르다. 멜팅팟은 서로 다른 문화가 하나의 그릇 안에서 녹아 새로운 단일 문화를 형성한다는 이미지를 가진다. 반면 샐러드볼은 다양한 재료가 한 그릇 안에 함께 있지만 각각의 색과 맛과 형태를 유지한다는 이미지를 가진다.앞선 글 「다문화주의는 왜 미국 사회의 핵심 쟁점이 되었나 — 미국문화론 시리즈 30」에서 살펴본 것처럼 다문화주의는 단순히 여러 문화가 존재한다는 사실만을 의미하지 아닌 차이를 어떤 방식으로 인정하고 그 차이를 사회 전체의 질..
다문화주의는 왜 미국 사회의 핵심 쟁점이 되었나 — 미국문화론 시리즈 30다문화주의는 오늘날 미국 사회를 이해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개념이다. 미국은 처음부터 단일한 혈통, 단일한 언어, 단일한 종교, 단일한 문화로 이루어진 사회가 아니었다. 유럽계 이주민, 아프리카계 노예와 그 후손, 원주민, 아시아계 이민자, 라틴계 이민자, 다양한 종교와 언어 공동체가 미국 사회의 역사 속에서 복잡하게 얽혀 왔다. 그래서 미국을 단순히 “이민자의 나라”라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더 중요한 질문은 이 다양한 집단들이 어떤 방식으로 미국 사회 안에 포함되었고,어떤 집단은 왜 계속 주변화 되었는 가이다.앞선 글 「인종차별의 역사는 다문화주의 논의와 어떻게 연결되는가 — 미국문화론 시리즈 19」에서 살펴본 것처럼 미국의 다양성은 단순히 여러 집단이 함께 존재한다는..
뉴딜 정책은 미국 사회에서 정부의 역할을 어떻게 바꾸었나 — 미국문화론 시리즈 29대공황 이전의 미국 문화에서 정부는 개인의 삶을 직접 책임지는 존재라기보다 시장과 개인의 자유를 가능하게 하는 제한적 장치로 이해되는 경우가 많았다. 미국적 정체성의 중심에는 개인의 자립, 시장의 기회, 노동을 통한 성공, 그리고 국가 권력에 대한 경계심이 자리 잡고 있었으나 1929년 이후의 대공황은 이러한 사고방식에 깊은 균열을 냈다. 실업, 빈곤, 은행 붕괴, 농업 위기, 더스트 볼, 후버빌은 개인이 아무리 노력해도 사회 구조 전체가 무너지면 삶을 지키기 어렵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앞선 글 「대공황은 미국인의 성공 신화를 어떻게 흔들었나 — 미국문화론 시리즈 27」에서 살펴본 것처럼 대공황은 미국인의 성공 신화를 단순히 경제적으로만 흔든 사건이 아니었고 “열심히 일하면 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