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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는 누가 설명해야 하는가 ― 판단 이후에 남는 ‘서술’과 책임의 언어앞선 글에서 살펴보았듯이, 윤리는 규칙으로 완전히 환원될 수 없는 판단의 영역이다.조건과 결과를 명시하는 영어식 판단 구조는 많은 사회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게 만들었지만, 동시에 윤리 판단을 그 구조 안에 온전히 포함시키는 데에는 분명한 한계를 드러냈다. 그렇다면 윤리 판단이 내려진 이후, 남는 것은 무엇인가. 이 글은 그 지점에서 등장하는 ‘설명’의 역할에 주목한다. 1. 판단은 끝났지만, 질문은 끝나지 않는다규칙 기반 판단에서는 결과가 도출되는 순간 절차가 종료된다.조건이 충족되었는지, 규칙이 적용되었는지, 출력이 예상 범위에 속하는지 여부만이 중요하다. 그러나 윤리 판단에서는 결과가 제시된 이후에도 질문이 계속된다.왜 그런 판단이 내려졌는가다른 선택지..
윤리는 왜 규칙이 될 수 없는가 ― 영어의 조건문이 도덕을 다루지 못하는 이유앞선 글에서 살펴보았듯이, 영어는 판단을 개인의 내적 행위에서 분리하여 명제 구조로 외부화해 왔다.조건이 주어지면 결과가 도출되고, 그 과정은 반복 가능하며 검토 가능하도록 설계된다. 이러한 구조는 법, 과학, 기술, 행정 시스템의 안정성을 높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 판단 구조가 모든 영역에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윤리의 영역에서 영어식 조건문 구조는 근본적인 한계를 드러낸다. 이 글은 윤리가 왜 규칙으로 완전히 환원될 수 없는지, 그리고 정의·조건·결과 중심의 영어 문장 구조가 도덕 판단을 다루는 데 구조적으로 취약한 이유를 분석하는 데 목적이 있다. 1. 규칙으로 작동하는 판단과 작동하지 않는 판단현대 시스템이 처리..
판단은 어디까지 위임될 수 있는가 인간, 언어, 그리고 시스템의 경계앞선 글에서 살펴본 것처럼, 영어는 판단을 개인의 직관적 결단에서 분리해 문장 구조로 이전시키는 언어로 발전해 왔다. 정의·조건·결과로 이어지는 명제적 문장 구조는 판단을 감정이나 경험에 맡기지 않고, 검토 가능하고 반복 가능한 형태로 외부화한다. 이러한 구조는 지식이 기술로 전환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으며, 현대 사회의 법, 과학, 행정, 교육 시스템의 기초가 되었다.그러나 이 지점에서 하나의 질문이 필연적으로 제기된다.판단이 문장 구조로 이전되었다면, 인간은 어디까지 판단을 언어에 위임하고 있는가?그리고 더 나아가, 이 구조를 가장 효율적으로 실행하는 주체가 기계라면, 판단의 책임은 어디에 남아 있는가?판단의 외부화와 자동화의 차이판단이 언어 구조로 외부화되었다는..
영어는 왜 ‘판단’을 문장으로 대신하게 되었는가 명제화된 사고와 책임 구조의 재배치앞선 논의에서 확인했듯이, 영어는 정의·조건·결과를 중심으로 사고를 외부 구조로 정렬하는 언어이다. 이러한 특성은 지식이 기술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을 뿐 아니라, 인간의 판단 방식 자체에도 구조적 변화를 야기했다. 본 글은 영어가 단순히 사고를 표현하는 수단을 넘어, 판단을 문장 구조로 이전시키는 언어적 체계로 작동하게 된 과정을 분석하는 데 목적이 있다. 전통적으로 판단은 개인의 인지 활동에 속하는 행위였다. 특정 상황을 해석하고, 가치 기준을 적용하며, 그 결과에 책임을 지는 과정은 개별 주체의 몫이었다. 그러나 사회 구조가 복잡해지고 판단의 결과가 개인을 넘어 조직과 제도, 시스템 전체에 영향을 미치게 되면서, 판단을 개인의 직관이나 경험에만 의존하..
영어는 왜 판단을 문장 밖으로 밀어냈는가 - 주체가 사라지고 구조가 결정하는 언어앞선 글에서 우리는 영어 문장이 어떻게 조건, 전제, 결과의 구조를 통해 사고를 자동화하는지를 살펴보았다. 이 구조는 인간이 판단하기 전에 이미 판단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문장 내부에 질서를 배치하는 방식이었다.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다음 질문이 등장한다. 영어 문장 안에서 판단은 누가 내리는가, 그리고 그 판단의 책임은 어디에 놓이는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먼저 ‘판단’이라는 행위가 언어 안에서 어떻게 표현되어 왔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많은 언어에서 판단은 화자의 태도와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단정적인 종결, 명확한 평가 어미, 확신을 드러내는 문장 구조는 판단의 주체가 명확히 드러나는 방식이다. 누가 판단했는지가 문장 표면에 남는다. 그러나 영어는 이 ..
영어 이후의 판단은 누가 수행하는가 ― 자동화된 언어 구조와 인간 판단의 재배치앞선 논의에서 확인했듯이, 영어는 결론을 언어 내부에 고정하지 않는 구조를 발전시켜 온 언어다. 영어 문장은 언제나 특정 조건과 전제 위에서만 결론을 성립시키며, 그 결론 역시 수정 가능성을 전제로 유지된다. 이러한 언어적 특성은 지식을 폐쇄된 결과물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갱신되는 과정으로 조직하는 데 기여해 왔다. 이 구조가 충분히 제도화되고 기술적으로 구현되었을 때, 자연스럽게 하나의 추가적인 질문이 제기된다. 판단은 여전히 인간의 인지 활동으로 남아 있는가, 아니면 언어로 설계된 구조의 실행 과정으로 이전되었는가라는 문제다. 인간의 판단은 전통적으로 개인의 경험, 직관, 맥락 이해에 의존해 이루어져 왔다. 그러나 사회의 규모가 확대되고 정보 처리의 복잡성이 ..
영어 문장은 언제부터 ‘판단’을 대신하기 시작했는가 – 조건문과 구조가 책임을 이동시키는 방식앞선 글에서 살펴본 것처럼, 영어는 결론을 닫지 않는 언어다. 그러나 더 중요한 점은 영어가 단지 결론을 열어 두는 데서 멈추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영어는 점차 판단 자체를 개인의 사고 영역에서 문장 구조로 이전시키는 방향으로 진화해 왔다. 영어 문장을 사용한다는 것은 더 이상 “내가 이렇게 판단했다”라고 말하는 일이 아니라, 조건을 제시하고 전제를 배열하며 그 결과를 구조 속에 배치하는 행위에 가깝다. 이 과정에서 판단은 누군가의 주관적 선택이 아니라, 문장이 스스로 도출한 결과처럼 보이게 된다. 영어에서 판단은 종종 명시적인 주체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It depends”, “It appears that”, “It is assumed” 같은 표현들은 판단이..
영어는 왜 ‘최종 답’을 허용하지 않는 언어가 되었는가- 열린 결론과 지속적 수정이 지식을 지배하는 구조 영어가 세계 언어사에서 차지하는 독보적인 위상은 그것이 명확한 해답을 가장 빠르게 제시하는 언어이기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해답을 언어 내부에 영구적으로 고정하지 않는 구조를 가장 체계적으로 발전시킨 언어라는 점에서 비롯된다. 영어 문장은 언제나 결론에 도달하는 듯 보이지만, 그 결론은 언어적 종착점으로 봉인되지 않으며, 항상 추가 설명, 조건 설정, 재해석, 반박 가능성을 구조적으로 내포한 상태로 남는다. 이 특성은 화자의 태도나 문화적 성향의 문제가 아니라, 영어라는 언어가 역사적으로 선택해 온 문법적·의미적·담화적 설계의 결과다. 게르만어에서 출발한 영어는 애초부터 ‘완결성’을 목표로 설계된 언어가 아니었다. 굴절 체계는 빠르게 약화되었고, 형태는 의미를 충분히 고정하지 못했으며, 문법적 관계는 점..
영어 문장은 어떻게 사고를 자동화하는가- 조건, 전제, 결과 구조가 인간 판단을 대체하는 과정 앞선 글들이 영어의 구조가 AI와 프로그래밍 언어로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살펴보았다면,이 글은 그 구조가 기술로 성립하기 위해 반드시 요구되는 언어적 조건을 다룬다. 영어 문장이 가진 가장 강력한 힘은 정보를 전달하는 데 있지 않고, 사고의 흐름 자체를 미리 설계해 놓는 데 있다. 영어 문장은 생각을 표현하는 수단이기 이전에, 생각이 흘러가야 할 경로를 미리 깔아 두는 구조물에 가깝다. 이 언어를 사용하는 순간, 화자는 단순히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영어가 허용하는 사고의 순서를 따라가게 된다. 이러한 특징은 우연히 형성된 것이 아니라, 영어가 굴절을 잃고 구조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만들어진 결과다. 영어는 형태가 의미를 지시하던 언어가 아니다. 격어미나 활용형이 사라지면서, 영어는 ..
정의할 수 없는 개념은 왜 기술이 되지 못하는가- 언어, 정의, 그리고 지식이 시스템이 되는 조건 앞선 글들이 영어의 구조가 AI와 프로그래밍 언어로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살펴보았다면, 이 글은 그 구조가 기술로 성립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언어적 조건이 무엇인지를 다룬다. 인간 사회에서 지식이 기술로 전환되는 순간은 언제나 언어적 사건과 맞물려 있다. 어떤 아이디어가 떠올랐다고 해서 그것이 곧바로 기술이 되지는 않으며, 어떤 통찰이 존재한다고 해서 그것이 사회적으로 재현 가능한 형태로 확장되는 것도 아니다. 기술이 된다는 것은 반복 가능하고, 전달 가능하며, 수정 가능하고, 표준화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 네 가지 조건의 출발점에는 언제나 하나의 공통 요소가 자리한다. 바로 정의다. 정의할 수 없는 개념은 사유의 대상이 될 수는 있어도, 시스템의 구성 요소가 되기는 어렵다. 영어가 기술과 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