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차
- 글 목적: 정확성을 중시할수록 말하기와 쓰기가 느려지거나 중단되는 이유를 TEFL 관점에서 설명
- 대상 독자: 틀리지 않으려 할수록 말이 줄어드는 학습자와 이를 관찰하는 교사
- 글 성격: 연습 요령이나 태도 교정이 아닌, 정확성이 작동하는 방식 자체를 분석하는 정보성 글
- 읽기 안내: 이 글은 “정확하게 말하자”는 조언이 왜 학습을 멈추게 할 수 있는지를 다룬다

⑤ 정확성을 의식할수록 말하기가 멈추는 이유
영어 학습에서 정확성은 오랫동안 핵심 목표로 다뤄져 왔다. 문법적으로 맞는 문장을 만들고, 어휘 선택을 신중히 하며, 발음 오류를 줄이는 것은 분명 중요한 요소다. 많은 학습자는 정확하게 말하는 것이 실력의 증거라고 배운다. 그래서 말하기나 쓰기를 할 때, 틀리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계속 점검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 정확성에 대한 집착이 말하기를 멈추게 만드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정확성을 의식할수록 말하기가 어려워지는 첫 번째 이유는, 말하기 순간에 요구되는 처리 부담이 급격히 증가하기 때문이다. 말하기는 이미 존재하는 문장을 꺼내는 일이 아니라, 실시간으로 문장을 구성하는 작업이다. 이 과정에서 단어 선택, 문장 구조, 발음, 억양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여기에 정확성까지 강하게 요구되면, 학습자는 각 요소를 하나하나 점검하려 한다. 결과적으로 말은 느려지고, 침묵은 길어진다.
두 번째 이유는 정확성이 말하기의 기준이 아니라 평가의 기준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많은 학습 환경에서 정확성은 시도 중에 조정되는 요소가 아니라, 결과를 판단하는 잣대가 된다. 학습자는 말을 시작하기 전부터 평가를 예상한다. 이때 말하기는 연습이 아니라 검증의 장면이 된다. 검증의 위험이 클수록, 학습자는 말을 아끼는 쪽을 선택한다.
정확성을 중시하는 태도는 장기 학습자에게 특히 강하게 나타난다. 오랜 시간 영어를 배운 학습자는 이미 많은 규칙과 지식을 알고 있다. 말하기 순간마다 이 지식이 동시에 떠오른다. 무엇이 맞고, 무엇이 틀릴 수 있는지가 끊임없이 머릿속을 스친다. 이 상태에서는 유창한 말하기보다 점검과 수정이 우선된다. 말은 나오기 전에 멈춘다.
또 하나 중요한 문제는 정확성이 학습자의 내부 기준을 경직시키는 방식이다. 학습자는 ‘맞는 문장’과 ‘틀린 문장’을 이분법적으로 나누기 시작한다. 완벽하지 않은 발화는 하지 않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다. 이때 말하기는 점진적으로 다듬는 과정이 아니라, 완성된 결과를 요구하는 활동으로 변한다. 학습자는 준비되지 않은 말을 하지 않으려 한다.
TEFL 관점에서는 정확성이 항상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보지 않는다. 문제는 정확성이 언제, 어떤 위치에서 작동하는가다. 정확성은 사후 점검과 재구성 단계에서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말하기 순간에 정확성이 과도하게 개입하면, 학습자는 자신의 언어 선택을 탐색할 기회를 잃는다. 탐색 없는 말하기는 확장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학습 환경 역시 이 문제를 강화한다. 연습 상황과 평가 상황이 명확히 구분되지 않으면, 학습자는 항상 평가받고 있다고 느낀다. 이때 정확성은 학습을 돕는 기준이 아니라, 행동을 제약하는 기준이 된다. 말하기는 점점 줄어들고, 학습자는 다시 안전한 이해 활동으로 돌아간다.
이 글에서 중요한 점은 정확성을 포기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정확성은 여전히 필요하다. 다만 정확성이 작동하는 위치를 다시 봐야 한다. 말하기가 멈춘 이유를 개인의 소극성이나 자신감 부족으로 설명하면, 문제는 반복된다. 정확성이 어떻게 학습자의 선택을 제한하는지를 이해해야,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

- 핵심 요지: 정확성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정확성이 말하기 순간에 평가 기준으로 작동할 때 학습이 멈춘다
- 다음 글 예고: 이런 선택 구조가 왜 늘 같은 표현을 반복하게 만드는지를 살펴본다
- 독자 점검 질문: 나는 말하기 전에 ‘말해도 되는 문장’부터 걸러내고 있지는 않은가?